당뇨병 환자에게 식단 관리는 평생에 걸친 숙제와 같다. 치료, 약 복용과 더불어 평상시 식단 조절을 통해 혈당을 관리해야만 각종 합병증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을 먹으니깐 괜찮겠지', '식단을 짜는 건 너무 어려워' 등의 안일한 생각으로 식단 조절을 소홀히 하는 당뇨병 환자가 적지 않다.식단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당뇨병 환자들을 위해 의사 4명이 나섰다. 4명의 의사는 하이닥과의 인터뷰에서 당뇨병 환자는 식단 구성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4명의 의사가 설명하는 '당뇨를 이기는 식단 관리법'을 알아본다.
1. 당뇨병 환자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은?
"내과 윤기주 원장"
윤기주 원장은 “철저한 식단 관리는 당뇨를 악화시키는 비만과 혈당 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며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발표한 당뇨병 환자도 비교적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소개했다.
첫 번째는 대부분의 채소류다. 단호박을 제외한 채소류는 자유롭게 섭취해도 좋다. 두 번째는 해조류로 김, 미역, 다시마, 한천 등은 열량이 적고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당뇨 식단으로 안성맞춤이다. 풍부한 섬유질은 콜레스테롤 합성을 방해하고, 혈압을 안정시켜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등 심혈관질환에 효과적이다. 다만, 조리 시 설탕이나 기름의 양을 많이 넣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세 번째는 차(茶)다. 녹차, 홍차, 보리차처럼 달지 않은 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특히, 믹스 커피는 열량이 높고 포화지방산이 많은 프림과 설탕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소금, 설탕 대신 겨자, 식초, 계피, 후추 등으로 맛을 낸 음식이다. 이러한 향신료는 열량과 당분이 적기 때문에 소금이나 설탕보다 건강에 유익하다. 또한, 설탕 대신 스테비아, 사카린, 아스파탐 등을 사용하면 조리 시 열량을 낮출 수 있다.
2. 나에게 맞는 식단은 어떻게 찾을까?
“내과 이재익 원장”
이재익 원장은 당뇨 환자에게 식단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재익 원장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는 식단 조절을 통해 당화혈색소를 1~2% 감소시킬 수 있으며 당뇨병 전 단계부터 식사습관을 개선한다면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과체중, 비만한 당뇨 환자의 경우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 습관을 유지하면서 식사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가장 좋은 식단’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각각의 음식을 섭취할 때 몸의 반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본인에게 맞는 식단은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면 확인할 수 있다. 음식을 먹을 때 혈당을 1분 간격으로 연속 측정하는 기계를 사용한다면 자신에게 알맞은 음식과 식사 습관을 찾을 수 있다. 연속혈당측정기 데이터를 계속해서 비교하고 관찰한다면 혈당이 상승하지 않는 음식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고, 이는 결국 본인에게 맞는 음식이다. 이러한 음식 위주로 식단을 구성한다면 혈당을 안정적이게 유지하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3. 당뇨 환자, 과일 먹어도 될까?
“내과 정형진 원장”
정형진 원장은 과일을 먹어도 될지 고민하는 당뇨병 환자에게 “사실 과일에는 식이섬유와 영양소가 풍부하고, 항산화 작용을 하는 성분들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제대로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당뇨 완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그러나 보통 사람은 과일을 많이 먹어도 혈당이 기준치를 넘겨 상승하지는 않지만, 혈당조절이 잘 안 되는 당뇨 환자의 경우 과일을 너무 과다하게 섭취하면 혈당이 많이 올라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건 사실이다. 따라서 당뇨가 있다면 과일은 간식 대용으로 하루에 한 번 정도 먹고 키와 몸무게, 생활 습관에 따라 양을 알맞게 조절해서 먹는 게 좋다. 과일은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과일 종류로는 토마토, 사과, 체리, 키위, 바나나, 블루베리, 딸기 7가지를 추천한다. 토마토는 칼로리가 낮은 데 비해 식이섬유와 수분이 풍부해서 높은 포만감을 준다. 사과는 매일 하루에 한 개씩 먹으면 당뇨 발병 확률을 28% 정도 낮춰 준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사과에 함유된 폴라보노이드 성분은 암세포의 성장을 억압하는 효과가 있다.
정영규 원장은 당뇨병 환자가 외식 시 주의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일반적으로 외식은 고열량, 영양소 불균형, 염분 섭취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양식은 한식에 비해 열량이 높고 중국음식은 지방, 염분이 많이 들어 있다. 여기에 반해 한정식은 주식보다 부식의 종류가 다양하고 많기 때문에 염분이 많이 있는 젓갈류라든지 장아찌류만 피한다면 권장할 만하다.외식을 해서 영양 불균형이 생기면 그날은 다른 끼니에서 영양분을 보충해야 한다. 즉, 점심 외식 시 부족한 식품은 아침과 저녁 식사에서 보완할 수 있도록 계획해야 하고 자주 외식하는 당뇨 환자라면 식사 계획에 따라 부족한 영양을 보충할 방법을 미리 연구해 둬야 한다.